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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30 12:04
소박한최근신작재밌는거 일까요?0_0
본 문 : / 설교자 : / 일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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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진눈깨비가 내려 도로가 질척이더니, 저녁에 함박눈으로 바뀌어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다음 날 출근길엔 눈꽃 세상이 펼쳐져 환호성을 지르며, 마지막 눈꽃을 볼 기회라고 마음이 들떴다. 그러나 그림의 떡, 산으로 달려가는 자유인을 동경하며 구속된 처지를 한탄으로 끝이 났다. 폭설이 소나무 숲에 드리운 불길함을 소인이 어찌 알 수 있으랴.
이런 것으로 미루어 봐서 유명한 관상가가 관상은 즉 심상(心相)이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얼굴의 아름답고 미운 생김새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쓰기에 달려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치이리라! 또한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고, 고대 신화에도 얼굴이 예쁘기 때문에 불행했던 이야기들이 많다.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 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무릎에 싣고 왔다. 아파트 환한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는 “진,광,불,휘, 차암 좋네요.”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때 나는 이미 내 운명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줘마의 힘을 믿어 내게 신아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줘마를 향해 외쳤는지 모른다. 줘마, 너는 알지? 신아가 있는 곳을.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잠속으로의 여행… 모래알로 흩어졌던 사막의 천년 잠이 다 내 눈두덩에 모여 쌓인 듯, 만 년 간 아지랑이로 흩어졌던 사막의 수분이 방울방울 물방울로 응축 되어 그 잠의 세포들을 자박자박 적시듯, 나는 모래알 속으로 물방울이 스며들듯 그렇게 한없는 꿈의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거의 꿈속마다에서 악마의 얼굴을 한 인수 그 짐승보다 못한 놈을 만나야 했고, 그놈을 향해 저주의 모래를 뿌리고 분노의 발길을 날려야만 했다. 그림을 그리다 마지막 한 획을 남기고 홱 날린 나의 붓은, 인수를 향해 날린 원한의 칼날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꿈속마다에서 들리던 내 불쌍한 여자 신아의 그 처절한 울음소리와 가슴 허비던 울부짖음 소리, 나는 신아를 찾아 사막 그 허허로운 황야를 정신없이 헤매고 있었고, 신아는 항상 내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그 거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다가는 또 홀연히 앞으로 달려가군 했다. 꿈속에서도 나는 신아를 쫓아 달리고 달리다가, 헤매고 헤매다가 지쳐 쓰러지군 했다. 신아의 이름을 너무 불러 꿈속에서도 목이 아프고 목에 핏덩이 같은 것이 꺽 막혀 그걸 토하고 싶은데 토해낼 수 없어 다시 가위에 눌리군 했다. 인수에 대한 저주와 신아에 대한 피타는 절규로 이중 가위에 눌려 헤매야만 했다. 나는 이 며칠 날마다 그런 악몽이 반복되는 잠의 수렁 속으로 추락하군 했고, 그 때마다 식은 땀으로 내 몸을 흠뻑 적시군 했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서장 땅을 찾았을 때 겪었던 그 고소증보다도 훨씬 심한 <사막증>을 지금 이 사막에서 날마다 반복해 앓고 있었고, 그때마다 줘마가 내 손을 꼭 잡아 나를 그 악몽에서 깨워주군 했다.
이제 이 모든 소리들이 그립다. 돌이킬 수 없는 유년의 강물처럼, 우리 곁을 떠나 버린 옛 친구의 다정했던 목소리처럼 그렇게 그리운 것이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봐서 유명한 관상가가 관상은 즉 심상(心相)이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얼굴의 아름답고 미운 생김새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쓰기에 달려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치이리라! 또한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고, 고대 신화에도 얼굴이 예쁘기 때문에 불행했던 이야기들이 많다.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 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무릎에 싣고 왔다. 아파트 환한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는 “진,광,불,휘, 차암 좋네요.”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때 나는 이미 내 운명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줘마의 힘을 믿어 내게 신아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줘마를 향해 외쳤는지 모른다. 줘마, 너는 알지? 신아가 있는 곳을.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성인용품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잠속으로의 여행… 모래알로 흩어졌던 사막의 천년 잠이 다 내 눈두덩에 모여 쌓인 듯, 만 년 간 아지랑이로 흩어졌던 사막의 수분이 방울방울 물방울로 응축 되어 그 잠의 세포들을 자박자박 적시듯, 나는 모래알 속으로 물방울이 스며들듯 그렇게 한없는 꿈의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거의 꿈속마다에서 악마의 얼굴을 한 인수 그 짐승보다 못한 놈을 만나야 했고, 그놈을 향해 저주의 모래를 뿌리고 분노의 발길을 날려야만 했다. 그림을 그리다 마지막 한 획을 남기고 홱 날린 나의 붓은, 인수를 향해 날린 원한의 칼날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꿈속마다에서 들리던 내 불쌍한 여자 신아의 그 처절한 울음소리와 가슴 허비던 울부짖음 소리, 나는 신아를 찾아 사막 그 허허로운 황야를 정신없이 헤매고 있었고, 신아는 항상 내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그 거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다가는 또 홀연히 앞으로 달려가군 했다. 꿈속에서도 나는 신아를 쫓아 달리고 달리다가, 헤매고 헤매다가 지쳐 쓰러지군 했다. 신아의 이름을 너무 불러 꿈속에서도 목이 아프고 목에 핏덩이 같은 것이 꺽 막혀 그걸 토하고 싶은데 토해낼 수 없어 다시 가위에 눌리군 했다. 인수에 대한 저주와 신아에 대한 피타는 절규로 이중 가위에 눌려 헤매야만 했다. 나는 이 며칠 날마다 그런 악몽이 반복되는 잠의 수렁 속으로 추락하군 했고, 그 때마다 식은 땀으로 내 몸을 흠뻑 적시군 했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서장 땅을 찾았을 때 겪었던 그 고소증보다도 훨씬 심한 <사막증>을 지금 이 사막에서 날마다 반복해 앓고 있었고, 그때마다 줘마가 내 손을 꼭 잡아 나를 그 악몽에서 깨워주군 했다.
이제 이 모든 소리들이 그립다. 돌이킬 수 없는 유년의 강물처럼, 우리 곁을 떠나 버린 옛 친구의 다정했던 목소리처럼 그렇게 그리운 것이다.
텐가
아파트 후문을 빠져 나와 횡단보도를 두번만 건너며 바로 개농開籠공원 앞에 닿게 된다. 옛날 임경업 장군이 우연히 한 궤짝을 얻어 열었더니 그 속에서 갑옷과 투구가 나왔다고 전한다. 개농이란 여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의 표지판을 뒤로 하고 완만한 경사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적요와 청결감, 왠지 단정한 마음이 된다. 양쪽으로 도열한 벚나무며 느티나무, 상수리나무들은 나목으로 늠름하게 서 있다. 찬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억울하게 죽은 임경업 장군의 심정이 되짚어진다. 남편 대신 청나라로 끌려간 그의 부인조차도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심양의 감옥에서 자결로 생을 마쳤으니 그들의 한이 어떻다 하랴.
필 때의 정열과 싱그런 모습을 간직하고 송이 채 떨어지는 모습에서 길게 미련을 두지 않고, 물러날 때나 사라질 때도 미덕을 갖추는 동백의 품위를 보기 때문이다. 피어있을 때는 그렇게 아름다우나 질 때에는 한없이 지저분한 여느 꽃들과 달리 필 때의 기품을 질 때도 잃지 않는 동백꽃, 그래서 동백꽃을 다른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유럽명품딜도
그때 나는 이미 내 운명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줘마의 힘을 믿어 내게 신아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줘마를 향해 외쳤는지 모른다. 줘마, 너는 알지? 신아가 있는 곳을.
흡입딜도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아파트 후문을 빠져 나와 횡단보도를 두번만 건너며 바로 개농開籠공원 앞에 닿게 된다. 옛날 임경업 장군이 우연히 한 궤짝을 얻어 열었더니 그 속에서 갑옷과 투구가 나왔다고 전한다. 개농이란 여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의 표지판을 뒤로 하고 완만한 경사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적요와 청결감, 왠지 단정한 마음이 된다. 양쪽으로 도열한 벚나무며 느티나무, 상수리나무들은 나목으로 늠름하게 서 있다. 찬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억울하게 죽은 임경업 장군의 심정이 되짚어진다. 남편 대신 청나라로 끌려간 그의 부인조차도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심양의 감옥에서 자결로 생을 마쳤으니 그들의 한이 어떻다 하랴.
이런 것으로 미루어 봐서 유명한 관상가가 관상은 즉 심상(心相)이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얼굴의 아름답고 미운 생김새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쓰기에 달려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치이리라! 또한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고, 고대 신화에도 얼굴이 예쁘기 때문에 불행했던 이야기들이 많다.
아파트 후문을 빠져 나와 횡단보도를 두번만 건너며 바로 개농開籠공원 앞에 닿게 된다. 옛날 임경업 장군이 우연히 한 궤짝을 얻어 열었더니 그 속에서 갑옷과 투구가 나왔다고 전한다. 개농이란 여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의 표지판을 뒤로 하고 완만한 경사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적요와 청결감, 왠지 단정한 마음이 된다. 양쪽으로 도열한 벚나무며 느티나무, 상수리나무들은 나목으로 늠름하게 서 있다. 찬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억울하게 죽은 임경업 장군의 심정이 되짚어진다. 남편 대신 청나라로 끌려간 그의 부인조차도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심양의 감옥에서 자결로 생을 마쳤으니 그들의 한이 어떻다 하랴.
필 때의 정열과 싱그런 모습을 간직하고 송이 채 떨어지는 모습에서 길게 미련을 두지 않고, 물러날 때나 사라질 때도 미덕을 갖추는 동백의 품위를 보기 때문이다. 피어있을 때는 그렇게 아름다우나 질 때에는 한없이 지저분한 여느 꽃들과 달리 필 때의 기품을 질 때도 잃지 않는 동백꽃, 그래서 동백꽃을 다른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것으로 미루어 봐서 유명한 관상가가 관상은 즉 심상(心相)이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얼굴의 아름답고 미운 생김새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쓰기에 달려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치이리라! 또한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고, 고대 신화에도 얼굴이 예쁘기 때문에 불행했던 이야기들이 많다.
딜도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 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무릎에 싣고 왔다. 아파트 환한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는 “진,광,불,휘, 차암 좋네요.”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때 나는 이미 내 운명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줘마의 힘을 믿어 내게 신아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줘마를 향해 외쳤는지 모른다. 줘마, 너는 알지? 신아가 있는 곳을.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잠속으로의 여행… 모래알로 흩어졌던 사막의 천년 잠이 다 내 눈두덩에 모여 쌓인 듯, 만 년 간 아지랑이로 흩어졌던 사막의 수분이 방울방울 물방울로 응축 되어 그 잠의 세포들을 자박자박 적시듯, 나는 모래알 속으로 물방울이 스며들듯 그렇게 한없는 꿈의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거의 꿈속마다에서 악마의 얼굴을 한 인수 그 짐승보다 못한 놈을 만나야 했고, 그놈을 향해 저주의 모래를 뿌리고 분노의 발길을 날려야만 했다. 그림을 그리다 마지막 한 획을 남기고 홱 날린 나의 붓은, 인수를 향해 날린 원한의 칼날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꿈속마다에서 들리던 내 불쌍한 여자 신아의 그 처절한 울음소리와 가슴 허비던 울부짖음 소리, 나는 신아를 찾아 사막 그 허허로운 황야를 정신없이 헤매고 있었고, 신아는 항상 내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그 거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다가는 또 홀연히 앞으로 달려가군 했다. 꿈속에서도 나는 신아를 쫓아 달리고 달리다가, 헤매고 헤매다가 지쳐 쓰러지군 했다. 신아의 이름을 너무 불러 꿈속에서도 목이 아프고 목에 핏덩이 같은 것이 꺽 막혀 그걸 토하고 싶은데 토해낼 수 없어 다시 가위에 눌리군 했다. 인수에 대한 저주와 신아에 대한 피타는 절규로 이중 가위에 눌려 헤매야만 했다. 나는 이 며칠 날마다 그런 악몽이 반복되는 잠의 수렁 속으로 추락하군 했고, 그 때마다 식은 땀으로 내 몸을 흠뻑 적시군 했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서장 땅을 찾았을 때 겪었던 그 고소증보다도 훨씬 심한 <사막증>을 지금 이 사막에서 날마다 반복해 앓고 있었고, 그때마다 줘마가 내 손을 꼭 잡아 나를 그 악몽에서 깨워주군 했다.
이제 이 모든 소리들이 그립다. 돌이킬 수 없는 유년의 강물처럼, 우리 곁을 떠나 버린 옛 친구의 다정했던 목소리처럼 그렇게 그리운 것이다.
아파트 후문을 빠져 나와 횡단보도를 두번만 건너며 바로 개농開籠공원 앞에 닿게 된다. 옛날 임경업 장군이 우연히 한 궤짝을 얻어 열었더니 그 속에서 갑옷과 투구가 나왔다고 전한다. 개농이란 여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의 표지판을 뒤로 하고 완만한 경사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적요와 청결감, 왠지 단정한 마음이 된다. 양쪽으로 도열한 벚나무며 느티나무, 상수리나무들은 나목으로 늠름하게 서 있다. 찬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억울하게 죽은 임경업 장군의 심정이 되짚어진다. 남편 대신 청나라로 끌려간 그의 부인조차도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심양의 감옥에서 자결로 생을 마쳤으니 그들의 한이 어떻다 하랴.
필 때의 정열과 싱그런 모습을 간직하고 송이 채 떨어지는 모습에서 길게 미련을 두지 않고, 물러날 때나 사라질 때도 미덕을 갖추는 동백의 품위를 보기 때문이다. 피어있을 때는 그렇게 아름다우나 질 때에는 한없이 지저분한 여느 꽃들과 달리 필 때의 기품을 질 때도 잃지 않는 동백꽃, 그래서 동백꽃을 다른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에그진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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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진눈깨비가 내려 도로가 질척이더니, 저녁에 함박눈으로 바뀌어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다음 날 출근길엔 눈꽃 세상이 펼쳐져 환호성을 지르며, 마지막 눈꽃을 볼 기회라고 마음이 들떴다. 그러나 그림의 떡, 산으로 달려가는 자유인을 동경하며 구속된 처지를 한탄으로 끝이 났다. 폭설이 소나무 숲에 드리운 불길함을 소인이 어찌 알 수 있으랴.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 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무릎에 싣고 왔다. 아파트 환한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는 “진,광,불,휘, 차암 좋네요.”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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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홀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잠속으로의 여행… 모래알로 흩어졌던 사막의 천년 잠이 다 내 눈두덩에 모여 쌓인 듯, 만 년 간 아지랑이로 흩어졌던 사막의 수분이 방울방울 물방울로 응축 되어 그 잠의 세포들을 자박자박 적시듯, 나는 모래알 속으로 물방울이 스며들듯 그렇게 한없는 꿈의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거의 꿈속마다에서 악마의 얼굴을 한 인수 그 짐승보다 못한 놈을 만나야 했고, 그놈을 향해 저주의 모래를 뿌리고 분노의 발길을 날려야만 했다. 그림을 그리다 마지막 한 획을 남기고 홱 날린 나의 붓은, 인수를 향해 날린 원한의 칼날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꿈속마다에서 들리던 내 불쌍한 여자 신아의 그 처절한 울음소리와 가슴 허비던 울부짖음 소리, 나는 신아를 찾아 사막 그 허허로운 황야를 정신없이 헤매고 있었고, 신아는 항상 내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그 거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다가는 또 홀연히 앞으로 달려가군 했다. 꿈속에서도 나는 신아를 쫓아 달리고 달리다가, 헤매고 헤매다가 지쳐 쓰러지군 했다. 신아의 이름을 너무 불러 꿈속에서도 목이 아프고 목에 핏덩이 같은 것이 꺽 막혀 그걸 토하고 싶은데 토해낼 수 없어 다시 가위에 눌리군 했다. 인수에 대한 저주와 신아에 대한 피타는 절규로 이중 가위에 눌려 헤매야만 했다. 나는 이 며칠 날마다 그런 악몽이 반복되는 잠의 수렁 속으로 추락하군 했고, 그 때마다 식은 땀으로 내 몸을 흠뻑 적시군 했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서장 땅을 찾았을 때 겪었던 그 고소증보다도 훨씬 심한 <사막증>을 지금 이 사막에서 날마다 반복해 앓고 있었고, 그때마다 줘마가 내 손을 꼭 잡아 나를 그 악몽에서 깨워주군 했다.
이제 이 모든 소리들이 그립다. 돌이킬 수 없는 유년의 강물처럼, 우리 곁을 떠나 버린 옛 친구의 다정했던 목소리처럼 그렇게 그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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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진눈깨비가 내려 도로가 질척이더니, 저녁에 함박눈으로 바뀌어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다음 날 출근길엔 눈꽃 세상이 펼쳐져 환호성을 지르며, 마지막 눈꽃을 볼 기회라고 마음이 들떴다. 그러나 그림의 떡, 산으로 달려가는 자유인을 동경하며 구속된 처지를 한탄으로 끝이 났다. 폭설이 소나무 숲에 드리운 불길함을 소인이 어찌 알 수 있으랴.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 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무릎에 싣고 왔다. 아파트 환한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는 “진,광,불,휘, 차암 좋네요.”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때 나는 이미 내 운명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줘마의 힘을 믿어 내게 신아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줘마를 향해 외쳤는지 모른다. 줘마, 너는 알지? 신아가 있는 곳을.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애널용품
이런 것으로 미루어 봐서 유명한 관상가가 관상은 즉 심상(心相)이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얼굴의 아름답고 미운 생김새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쓰기에 달려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치이리라! 또한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고, 고대 신화에도 얼굴이 예쁘기 때문에 불행했던 이야기들이 많다.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 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무릎에 싣고 왔다. 아파트 환한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는 “진,광,불,휘, 차암 좋네요.”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잠속으로의 여행… 모래알로 흩어졌던 사막의 천년 잠이 다 내 눈두덩에 모여 쌓인 듯, 만 년 간 아지랑이로 흩어졌던 사막의 수분이 방울방울 물방울로 응축 되어 그 잠의 세포들을 자박자박 적시듯, 나는 모래알 속으로 물방울이 스며들듯 그렇게 한없는 꿈의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거의 꿈속마다에서 악마의 얼굴을 한 인수 그 짐승보다 못한 놈을 만나야 했고, 그놈을 향해 저주의 모래를 뿌리고 분노의 발길을 날려야만 했다. 그림을 그리다 마지막 한 획을 남기고 홱 날린 나의 붓은, 인수를 향해 날린 원한의 칼날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꿈속마다에서 들리던 내 불쌍한 여자 신아의 그 처절한 울음소리와 가슴 허비던 울부짖음 소리, 나는 신아를 찾아 사막 그 허허로운 황야를 정신없이 헤매고 있었고, 신아는 항상 내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그 거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다가는 또 홀연히 앞으로 달려가군 했다. 꿈속에서도 나는 신아를 쫓아 달리고 달리다가, 헤매고 헤매다가 지쳐 쓰러지군 했다. 신아의 이름을 너무 불러 꿈속에서도 목이 아프고 목에 핏덩이 같은 것이 꺽 막혀 그걸 토하고 싶은데 토해낼 수 없어 다시 가위에 눌리군 했다. 인수에 대한 저주와 신아에 대한 피타는 절규로 이중 가위에 눌려 헤매야만 했다. 나는 이 며칠 날마다 그런 악몽이 반복되는 잠의 수렁 속으로 추락하군 했고, 그 때마다 식은 땀으로 내 몸을 흠뻑 적시군 했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서장 땅을 찾았을 때 겪었던 그 고소증보다도 훨씬 심한 <사막증>을 지금 이 사막에서 날마다 반복해 앓고 있었고, 그때마다 줘마가 내 손을 꼭 잡아 나를 그 악몽에서 깨워주군 했다.
콘돔
이제 이 모든 소리들이 그립다. 돌이킬 수 없는 유년의 강물처럼, 우리 곁을 떠나 버린 옛 친구의 다정했던 목소리처럼 그렇게 그리운 것이다.
아파트 후문을 빠져 나와 횡단보도를 두번만 건너며 바로 개농開籠공원 앞에 닿게 된다. 옛날 임경업 장군이 우연히 한 궤짝을 얻어 열었더니 그 속에서 갑옷과 투구가 나왔다고 전한다. 개농이란 여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의 표지판을 뒤로 하고 완만한 경사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적요와 청결감, 왠지 단정한 마음이 된다. 양쪽으로 도열한 벚나무며 느티나무, 상수리나무들은 나목으로 늠름하게 서 있다. 찬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억울하게 죽은 임경업 장군의 심정이 되짚어진다. 남편 대신 청나라로 끌려간 그의 부인조차도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심양의 감옥에서 자결로 생을 마쳤으니 그들의 한이 어떻다 하랴.
필 때의 정열과 싱그런 모습을 간직하고 송이 채 떨어지는 모습에서 길게 미련을 두지 않고, 물러날 때나 사라질 때도 미덕을 갖추는 동백의 품위를 보기 때문이다. 피어있을 때는 그렇게 아름다우나 질 때에는 한없이 지저분한 여느 꽃들과 달리 필 때의 기품을 질 때도 잃지 않는 동백꽃, 그래서 동백꽃을 다른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러브젤
<<글>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 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무릎에 싣고 왔다. 아파트 환한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고는 “진,광,불,휘, 차암 좋네요.”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때 나는 이미 내 운명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줘마의 힘을 믿어 내게 신아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줘마를 향해 외쳤는지 모른다. 줘마, 너는 알지? 신아가 있는 곳을.
살금살금 공방 안 더 깊이 더듬이를 뻗는다. 나무 조각이 흩어져 있고 컵라면 그릇과 종이컵이 앉아 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의 작업실엔 푸른 종소리도 박하 향도 없는 듯하다. 기품 있는 남자와 달마시안도 보이지 않는다. ‘지음’은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가 아닌 단지 ‘짓다’의 명사형으로 지은 이름일 것이라고 생각이 기운다. 그래, 집을 짓고 가구를 짓고 아이들을 품어 키울 가정을 지어야겠지.
세티스파이어
이제 이 모든 소리들이 그립다. 돌이킬 수 없는 유년의 강물처럼, 우리 곁을 떠나 버린 옛 친구의 다정했던 목소리처럼 그렇게 그리운 것이다.
아파트 후문을 빠져 나와 횡단보도를 두번만 건너며 바로 개농開籠공원 앞에 닿게 된다. 옛날 임경업 장군이 우연히 한 궤짝을 얻어 열었더니 그 속에서 갑옷과 투구가 나왔다고 전한다. 개농이란 여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의 표지판을 뒤로 하고 완만한 경사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적요와 청결감, 왠지 단정한 마음이 된다. 양쪽으로 도열한 벚나무며 느티나무, 상수리나무들은 나목으로 늠름하게 서 있다. 찬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억울하게 죽은 임경업 장군의 심정이 되짚어진다. 남편 대신 청나라로 끌려간 그의 부인조차도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심양의 감옥에서 자결로 생을 마쳤으니 그들의 한이 어떻다 하랴.
필 때의 정열과 싱그런 모습을 간직하고 송이 채 떨어지는 모습에서 길게 미련을 두지 않고, 물러날 때나 사라질 때도 미덕을 갖추는 동백의 품위를 보기 때문이다. 피어있을 때는 그렇게 아름다우나 질 때에는 한없이 지저분한 여느 꽃들과 달리 필 때의 기품을 질 때도 잃지 않는 동백꽃, 그래서 동백꽃을 다른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것으로 미루어 봐서 유명한 관상가가 관상은 즉 심상(心相)이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얼굴의 아름답고 미운 생김새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쓰기에 달려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치이리라! 또한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고, 고대 신화에도 얼굴이 예쁘기 때문에 불행했던 이야기들이 많다.
며칠 전 진눈깨비가 내려 도로가 질척이더니, 저녁에 함박눈으로 바뀌어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다음 날 출근길엔 눈꽃 세상이 펼쳐져 환호성을 지르며, 마지막 눈꽃을 볼 기회라고 마음이 들떴다. 그러나 그림의 떡, 산으로 달려가는 자유인을 동경하며 구속된 처지를 한탄으로 끝이 났다. 폭설이 소나무 숲에 드리운 불길함을 소인이 어찌 알 수 있으랴.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통사람과도, 사에서 뽑은 보통사람과도 다른 또 하나의 보통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통사람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다가는 내가 보통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모르겠다. 지금 누가 나에게 보통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이마에 뿔만 안 달리면 다 보통 사람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때 나는 이미 내 운명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줘마의 힘을 믿어 내게 신아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줘마를 향해 외쳤는지 모른다. 줘마, 너는 알지? 신아가 있는 곳을.
성인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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